
처음으로 여러 개를 한꺼번에 맞는 날
생후 2개월 예방접종 날은 아직도 기억난다.
병원 예약을 하고 갔는데, 접종표를 보니 맞아야 하는 게 너무 많았다.
DTaP, IPV, Hib,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이름도 어렵고, 종류도 많았다.
“이렇게 작은 아기한테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맞아도 괜찮은 건가?”
주사를 여러 개 맞고 집에 돌아온 날에는 더 긴장됐다.
혹시 열이 오르지 않을까 싶어서 미리 아기 해열제를 사두고, 밤에 열이 많이 나면 바로 갈 수 있도록 집 근처 응급실도 검색해 뒀다.
실제로 우리 아이도 접종 후 미열이 조금 있었다. 밤새 체온계를 몇 번이나 들여다봤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정말 작은 열에도 크게 놀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생후 2개월 접종 후 열이나 보챔은 꽤 흔한 반응이었다.
1. 생후 2개월에 맞는 접종은 무엇인가
생후 2개월에는 아래 접종을 시작한다.
- DTaP: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예방
- IPV: 소아마비 예방
- Hib: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예방
- 폐렴구균: 폐렴, 중이염, 패혈증 예방
- 로타바이러스: 심한 장염과 탈수 예방
처음 접종표를 보면 너무 많아 보인다.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면 대부분 아기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감염병들이다.
특히 백일해, 폐렴구균, Hib 같은 질환은 영아 시기에 감염되면 폐렴, 패혈증, 뇌수막염처럼 위험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그래서 생후 2개월부터 빨리 면역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2. DTaP는 어떤 병을 막아줄까
DTaP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를 예방하는 백신이다.
이 중에서 부모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것은 백일해일 가능성이 크다.
백일해는 단순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기침이 심해지면 몇 주 동안 계속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아기는 숨이 넘어갈 듯 기침하거나, 얼굴이 파래지거나, 먹는 것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실제로 영아 백일해는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임산부가 출산 전 Tdap 백신을 맞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엄마가 항체를 만들어두면 아이에게 어느 정도 전달되기 때문이다.
3. Hib와 폐렴구균은 왜 중요할까
Hib는 이름이 생소해서 처음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접종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Hib는 영아 뇌수막염의 대표적인 원인균 중 하나다.
예방접종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Hib 때문에 뇌수막염, 후두개염, 패혈증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폐렴구균은 단순히 폐렴만 만드는 균이 아니다. 중이염, 부비동염, 패혈증, 뇌수막염까지 다양하게 일으킬 수 있다.
아기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런 세균 감염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그래서 Hib와 폐렴구균은 부모 입장에서는 이름이 낯설어도, 실제로는 굉장히 중요한 예방접종에 속한다.
4. 왜 한 번에 여러 개를 동시에 맞을까
나도 처음에는 이게 가장 궁금했다.
“조금씩 나눠서 맞으면 안 되나?”
그런데 찾아보니 여러 개를 동시에 맞는 이유는 면역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생후 2~6개월은 엄마에게 받은 항체가 점점 줄어드는 시기다.
그런데 이 시기에 접종을 미루거나 나눠 맞으면, 그만큼 감염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또 병원을 여러 번 가야 하고, 주사를 맞는 횟수 자체가 늘어날 수도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와 대한소아과학회는 여러 백신을 같은 날 맞는 것이 안전하며,
면역 형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아기 면역계는 생각보다 훨씬 강해서 여러 항원을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5. 접종 후 열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후 2개월 접종 후 가장 흔한 반응은 열, 보챔, 잠투정, 접종 부위 붓기 정도다.
우리 아이도 접종한 날 저녁부터 평소보다 더 칭얼거리고 체온이 조금 올라갔다.
그래서 집에 있던 체온계를 계속 확인하고, 해열제를 미리 준비해 뒀다.
소아과 의사도 챔프 해열제를 약국에서 사서 준비하라고 조언하였다.
다만 해열제는 아기 개월 수와 체중에 따라 용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접종 전에 병원에서 “몇 도 이상일 때, 얼마나 먹이면 되는지”를 미리 물어보는 게 가장 좋다.
평일에는 근무로 인해 주말에 예방 접종을 했는데,
앞으로는 평일 오전에 접종할 예정이다. 혹시 밤에 열이 많이 오르면 응급실 말고는 답이 없다.
근처 소아 응급실과 야간진료 병원을 미리 검색하고 숙지하니
앞으로 예방접종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보통은 미열이나 보챔 정도로 지나가지만, 아래 같은 경우에는 병원에 바로 연락하는 것이 좋다.
- 38.5도 이상의 고열이 계속될 때
-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잘 떨어지지 않을 때
- 숨쉬기 힘들어 보일 때
- 경련이나 심한 처짐이 있을 때
- 수유를 거의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을 때
처음 접종일수록 부모가 더 놀라기 쉽다. 체온계, 해열제, 응급실 위치 정도는 미리 준비해 두는 게 마음 편한 것 같다.
마치며 — 처음이라 더 무섭고, 그래서 더 찾아보게 된다
생후 2개월 예방접종은 부모 입장에서 첫 번째 큰 고비처럼 느껴진다.
한 번에 여러 개를 맞아야 하고, 열이 날 수도 있고, 아기가 평소보다 더 보챌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다.
조금 미리 알고 준비해 두면 생각보다 덜 무섭다. 체온계와 해열제, 근처 응급실 정보만 미리 챙겨둬도 마음이 훨씬 편해진다.
다음 편에서는 수막구균 백신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고 공부하려고 합니다.
참고 자료
-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 대한소아과학회 예방접종 지침
-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Child and Adolescent Immunization Schedule
- 세계보건기구(WHO) Immunization Coverage